안개속에 갇힌 방태산을 거닐다.

 

여름 방태산 그중에서도 배달은석의 모습이 그리워웠다.

본격적인 여름꽃이 피어날 시기는 아니지만 주초부터 결정했던 산행계획을 변경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흐린 날씨 속에 방태산으로 향했다.

 

 

 

 

 

 

 

원래 산행지는 깃대봉과 배달은석이었다. 미산리 입구에 주차를 하고 간간이 빗방울이 뿌려지는 날씨속에

한니동 계곡으로 들어간다.

 

 

 

 

 

 

 

 인동덩굴

 

 

 

 

 

 

 계곡 초입 때묻지 않은 한니동 계곡의 모습이다.

 

 

 

 

 

 

 

 

등산로 입구에 차를 세워놓고 계곡으로 들어설 때부터 자꾸만 망설여졌다. 하기사 혼자서 인적없는 계곡길 올라가는 일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올라가자라는 생각은 이 지점으로 지나면서부터 뭔가 쌔한 느낌이 자꾸든다.

마치 5년전 새벽2시 깜깜한 밤중에 남덕유산 계곡길 혼자서 올라갈 때의 그 느낌 등줄기가 오싹한 느낌이이다.

 

아!! 자신없다. 그냥 돌아가자ㅠㅠ 세월의 무게만큼 늘어나야 할 담력은 거꾸로 오그라져버렸다.

약해지는 내자신이 원망스럽지만 혹시모를 것에 대비하자며 자꾸만 내 결심을 합리화시킨다.

 

 

 

 

 

 

 

 

한시간을 손해봤다. 미산리에서 회차해서100리길을 달려 휴양림으로 들어왔다.

그래 날씨도 꾸물거리는데 방태산 주억봉이나 가자! 내 스스로 약해진 마음을 위로하니고 나니까 마음이 홀가분해 졌다.

 

 

 

 

 

한시간이나 늦어진 휴양림 맨꼭대기 주차장에는 이미 차가 빼곡했다.

코로나로 답답한 시기에 원시자연 생태의 보고인 이곳까에는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기가 꺼리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방태산 주억봉 가는 길은 올 가을까지 등산로 정비사업으로 출입을 통제한다. 매봉령에서 구룡덕봉 주억봉가는 코스로

올라갔다 다시 그길로 내려오라는 얘기다.

 

 

 

 

 

엊그제 내린 장마비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니었나 좀 힘차게 내려가야할 방태산 계곡물이 평범하게 작은 폭포를 이루고 흘러내리고 있다.

 

 

 

 

 

 

 

매봉령쪽으로 잠시 걷다가 이내 발길을 돌렸다. 흐린 날씨가 점심 때 쯤 지나면 걷히길 기대하며 구룡덕봉에서 바라볼

첩첩산중 방태산의 풍경을 상상하며 내 혼자니까 하는 마음으로 슬며시 금줄을 넘어간다.

 

 

 

 

 

 

 

마치 오솔길같은 완만한 방태산 계곡길 숲속에서 울어대는 새소리들과 계곡물 소리가 신선하다.

 

 

 

 

 

 

노랑물봉선

 

 

 

 

 

고추나무는 열매로 변하고 있다

 

 

 

울창한 방태산 숲길 흐린 하늘속에서 이따금 햇살이 비친다. 괜히 이 코스로 올랐나? 매봉령으로 올랐으면 햇살이 나지 않을까

조바심에 코스를 바꾼 거에 대한 후회가 조금씩 밀려온다.

 

 

 

 

하지만 숲속을 뚫고 내비치는 햇살은 아주 잠깐 몇초도 안되어 다시 하늘빛은 흐려지고

그래 오후 쯤이면 하늘이 뻥 뚫릴거야. 나 오늘 주억봉부터 오르길 잘했어 위로하며 올라간다.

 

 

 

 

 

그리고 다시 또 햇살이 비치고 올라가는 내내 이런 현상이 반복되곤 했다.

 

 

 

 

 

 

누렇게 변해가는 함박꽃은 마치 오래된 책속에 누렇게 변한 꽃잎처럼 힘을 잃었다.

 

 

 

 

 

 

 

 

 

 

노루오줌

 

 

 

 

 

완만하게 오르던 등산로는 이곳 계단길부터 제법 심한 경사길로 이어진다.

 

4년전이다. 고향친구와 지금은 저세상 사람이 된 초등학교 1년 후배와 함께 철쭉 화사하게 피어난 이길을

그러니까 이 계단을 오르고 한참을 쉬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떠들고 웃던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노루귀가 지천이다.

 

 

 

 

 

곰취

 

 

 

등산로가 급격하게 경사진 길로 변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돌을 때리는 소리가 계속 들린다. 처음에는 딱다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조금 올라가니 등산로 정비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출입금지인데 하는 얘기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내 혼자 살짝 왔다고 미안해 하며 급경사로 토사가 쓸려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돌계단 작업을 하는 인부들을 피해 잽싸게 올라선다.

 

 

 

 

 

눈개승마

 

 

 

 

 

백당나무꽃

 

 

 

 

 

 

 

여름꽃이 피기에는 이른 방태산 숲속에는 박새가 지천이다.

 

 

 

 

 

 

주능선에 도착한다. 두군데서 공사중인 이 곳에 역시 하산길도 막아놓았다.

 

 

 

 

백당나무

 

 

 

 

능선에서 정상인 주억봉까지는 0.4km 올라갔다 다시 내려올 것이다.

 

날씨라도 좋았으면 좀 힘들겠지만 배달은석이 있는 곳까지 왕복할까 말까 망설여졌지만 안개뽀얀 숲을 보니 가고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능선에는 아래쪽보다 안개가 더 심했다.

 

 

 

 

 

벚나무열매

 

 

 

 

방태산 정상 주억봉에 도착한다. 바람은 그다지 불지 않았지만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조금은 한기를 느낄정도로

시원하다 못해 차가울 지경이다.

 

 

 

 

 

 

그리고 10여 m 쯤 오르면 또 다른 정상석

 

 

 

정상에 범꼬리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인가목은 이미 꽃이 다 떨어졌고 심한 안개에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맞으며혹시 안개라도 걷히기를 기대하며

 

 

 

 

 

 

 

범꼬리

 

 

 

 

 

 

쥐오줌풀

 

 

 

정상에서 20여분 머물렀다. 혼자 다니는 산행에서 먹거리는 그냥 끼니 때우는 정도이다. 빵 한쪽 과 방울토마도 몇개

뱃속에 집어넣고 변할 것 같지 않은 방태산 하늘을 원망하며 구룡덕봉으로 향한다.

 

 

 

 

 

 

 

수령을 알수 없는 거대한 물푸레나무

 

 

 

 

 

 

 

 

터리풀

 

 

 

 

박쥐나물

 

 

 

 

구룡덕봉 가는 능선에 떡 하니 자리잡은 주목

앞만 처다보고 가는 숲속에서 유일하게 눈길을 끌고 있다.

 

 

 

 

세잎종 덩굴

딱 이녀석들만 보였다.

 

 

 

 

 

 

 

주억봉에서 계속이어지던 숲길을 뚫으니 구룡덕봉에 도착한다.

 

 

 

 

 

 

 

30여년전에 군부대가 있었던 곳이다.

자연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4년전 구룡덕봉에서 좋았던 조망을 그려보며 여기 저기를 둘러봐도 온통 안개속 세상이라

 

 

 

 

 

 

그모습이 그모습 같은 답답한 구룡덕봉에서 그리 오래 머물고 싶지도 않았다.

 

 

 

 

 

 

 

노루오줌

 

 

 

 

 

구룡덕봉 주변에서 점심상 펼치고 앉아있는 산악회 무리들을 피해 빨리 하산하고 싶은 생각이 앞섰다.

 

그래도 미련은 남으니 4년전 사진을 보며 위안을 삼자

 

 

 

 

4년전 구룡덕봉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북동쪽으로 설악의 능선 가리봉과 능선 그리고 우측 뒤로 대청봉의 모습까지

 

 

 

 

어두원골로 흘러내려가는 계곡과 좌측으로 개인산

 

 

 

 

 

 

참 여유있게 걸엇던 친구들과 그 친구중 한명은 이제 하늘에서 방태산 모습을 내려보고 있을테고

 

 

 

 

 

 

 

구룡덕봉에서의 좋았던 때

 

 

 

 

 

 

 

 

등산로 정비사업을 한 덕분에 어제 내린 비에 흙계단길이 질퍽거린다.

 

 

 

 

 

 

 

헬기장

 

 

 

 

 

헬기장 근처까지 차가 들어왔다. 주억봉 오를 때 보았던 공사하던 사람들이 이 차량을 이용한 것 같다

나이가 꽤나 지긋하신 동네분들 같던데 험한길 고생하며 올랐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곳에서 능선으로 힘들이지 않고 갔었나 보다

 

 

 

 

 

 

 

 

 

음습한 임도옆 숲길을 버리고 매봉령까지 널찍한 임도를 걸어 내려간다.

 

 

 

 

 

 

 

 

터리풀

 

 

 

 

 

 

 

 

내려가는 중에 휴양림 주차장에서부터 단체로 걸어올라가던 산악회 사람들이 한참을 무리지어 올라간다.

오늘 방태산에서 안개에 홀렸습니다요. 그려

 

 

 

 

 

 

 

 

온통 날은 흐리고 안개가 뿌였어도 원시계곡과 수풀이 무성한 방태산은 또 다른 매력덩어리

 

 

 

 

 

 

 

 

매봉령

휴양림 주차장까지 한시간 조금 더 걸리면 도착할 거리이다.

빨리 내려가서 서울로 향하는 차가 막히기 전에 서울을 뚫고 지나가야겠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서둘렀다.

 

 

 

 

 

 

 

 

 

 

 

 

 

 

 

 

 

매봉령에서 하산하는 길은 울창한 원시자연 숲길 그대로있다.

여름꽃 피는 시기보다 좀 일찍 왔다. 쪼그렸다 일어섰다 꽃들과 눈맞춤할 시간을 벌었으니 덕분에 하산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계곡물소리가 그리 힘차지는 않지만 적당히 덮혀진 발바닥 시원한 방태산 계곡에 담그고

미산리에서 올라갔으면 이시간에도 산속에서 헤메이고 있겠지 하며 안개속 방태산 빨리 빠져나온 거에

위안을 삼아 본다

 

 

 

 

 

 

 

 

싸리꽃

 

 

 

 

주차장에서 내려오다 보니 이단폭포라고 쓰여있다.

한무리의 가족들이 폭포앞에 자리잡고 있다. 이게 달력에 나오는 그 이단폭포인가 보다.

 

 

빠른 산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한다. 생각보다 서울들어가는 고속도로는 밀리지 않았다.

 

 

 

산행한 날 :2020년 6월 27일

휴양림주차장 - 방태산 주억봉 - 구령덕봉 -매봉령 -주차장까지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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