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건너띤 굴업도를  걷다

 

 

 굴업도를  다시 찾는게 4년만이다.  은빛 수크렁 석양에 비치는 모습을  그리면서  굴업도로 갔다.

 

 

 

 

 

   덕적도 선착장에서 굴업도행 작은 배를 타고 굴업도에 내렸다.    새로 생긴 펜션에서  점심을 먹고  개머리 언덕으로 향한다.

 

 

 

 

 

 

 

호수처럼 잔잔한 물결만 일으키는  큰말해변 건너로 물에 잠긴 토끼섬과 그뒤로 보이는  선갑도는 옅은 해무로 살짝 머리만 나온 듯이 보인다.

 

 

 

 

 

 

큰말 해변을 걸어 굴업도 개머리 언덕으로  가는 길은      철책 출입문을 통과해서 올라간다.

 

 

 

 

 

 

 

날씨가 온통 우충충하다. 금방이라도 비를 쏫을 것 같은  회색빛 하늘에 부는 가을바람이 을씨년스러울 정도이다.

 

 

 

 

 

 

   수크렁 만개한  가을에 찾은 굴업도이지만  굴업도를 비롯하여 서해의 섬은 지난번 서해안을 강타한

태풍에 소금바람을 뿌려대서 가을없이 곧바로 겨울로 들어선 모습으로 변했다.

 

 

 

 

 

 

 

 

 

석양빛에 은빛 수크렁  바람에 출렁대는 모습은 그냥 상상속의 풍경으로 되어 버렸다.

 

 

 

 

 

누렇게 변한 풀밭 너머 섬의 나무들도 죄다 떨어진 이곳의 풍경은 11월 하순  겨울이 닥쳐오기 직전의 모습으로 황량해 졋다.

 

 

 

 

 

 

개머리 언덕으로 가는 길 누렇게 변한 풀밭이라도 좋았다

 

 

 

 

 

마치 목장지대같은 광활한 풀밭 뒤 작은 언덕을 넘어가면 또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기대감에 흥분되는 가슴을 진정하며 걷는다.

 

 

 

 

 

 

 뭍에서도 섬에서도 볼수 없는 넓은 풀밭이 펼쳐지는 이국적이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다정히 손잡은 아빠와 아들..

먼훗날 그 아들의 머리속에 굴업도는 자기 허리높이 만큼 큰 풀밭을  아빠손에 이끌리어 걸었던 아련한 추억으로 남겠지.

 

 

 

 

 

 

 

 

 

누렇게 변한 수크렁

굴업도는 가을을 말없이 보내고 겨울을 맞는가 보다.

 

 

 

 

 

 

 

 

 

굴업도는 가을을 건너뛰었다.
겨울로 변한 풀밭 이곳을 찾은 캠핑족들은 마치 고행의 길을 걷듯  큰짐을 지고 고행길 끝에 펼쳐진 유토피아를 만나기 위해

 힘들지만 묵묵히 걷고 있는 모습들로 보여진다.

 

 

 

 

 

 

 

 

 

한때 민어잡이로  사람들이 넘쳐났던 굴업도  척박한 땅에 개간한 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개머리 언덕의 풀밭지대

 

 

 

 

 

 

 

개머리 언덕으로 향하는 길   큰비박배낭을 맨 아빠를 쫒는 아이는 아빠의 그늘에 숨어버렸다.

 

 

 

 

 

 

 

 

 

 

 

 

 

 

 

 

 

이제는 굴업도에서 흔하게 보는 풍경 꽃사슴이다.  4년전 내가 굴업도를 처음 찾았을 때  다른 사람들은 보았는데 나만 못 보았던

그 꽃사슴이다

 

 

 

 

 

 

가까이 가도 그리 놀라지 않은 사슴들은  자기들이 사람을 구경하듯 여유있게 풀밭을 노닐고 있다.

 

 

 

 

 

 

 

 

  바람도 잠시 쉼을 갖는  누런 풀밭에  시간이 정지된 풍경을 접하게 되는 곳   굴업도이다.

 

 

 

 

 

 

 

 

아빠와 아들은 또 다른 굴업도의 추억을 쌓는 중이다.

 

 

 

 

 

 

굴업도 개머리 언덕

 

 

 

 

 

 

 

9월의 마지막주 굴업도 개머리 언덕에   시계바늘이 멈춰진 듯  모든것이 정적으로 보여진다.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도 없고 그저 각자의 영역인양 표시한 텐트 바깥으로 움직임이 정지된 모습만 보이는 사람들만 보일 뿐이다.

 형형색색의 텐트와 사람들이 쉼을 갖는 굴업도 개머리언덕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휴양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다.

 

 

 

 

 

건너편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무인도인  선갑도이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한 개머리언덕에 단체로 몰려든 여행객인 듯한 중년여성분들로 어느새 정지된 화면속으로 들어온 듯이 보인다.

 

 

 

 

 

 

 

 

 

누렇게 변한 개머리언덕 풀밭을 지나면 굴업도의 해안은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가까이 가서 내려보면 현기증이 날정도로  아찔한 모습도 보이고

 

 

 

 

 

 

매바위 앞 절벽에 단체로 온 중년의 여성이 개인소품이 들어있는 작은 손가방을 놓치는 순간 가속도가 붙으면서 순식간에

절벽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발을 동동 구르는 그니들을 떠나 다시 굴업도 해안가를 걷는다.  신분증과 폰이 들어있을 그 손가방 무사히 주인품에 돌아가기를 빌어본다.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비가 올듯이 잔뜩 흐린날 4년만에 다시 찾은 굴업도 개머리언덕에서 일몰풍경을 기대하기란 애시당초 글렀다.

그냥 걷다가  바람잔잔한 넉넉한 곳에서 조촐하고 소박하지만 맛난 저녁식사가 자꾸 기대된다.

 

 

 

 

 

 

 

잔뜩흐린날 수평선과 회색하늘의 경계가 모호해진 개머리 언덕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저마다의 보금자리를 뒤로하고  나만의 보금자리로 가기 위해  개머리 언덕을 떠난다.

 

 

 

 

 

 

 

 사슴이 사람을 구경하는 개머리언덕

 

 

 

 

 

 

저녁이 짙어지는 개머리언덕을 벗어나서 큰말로 다시 돌아간다.

 

 

 

 

 

 

 

큰말로 가는 길은 동네뒤 철탑이 잇는 곳으로 올라서 내려가기로 한다.

 

 

 

 

 

 

 

회색빛 흐린 날  소리소문없이 떨어질 것 같은 태양도 마지막 붉은 빛을 조금씩 토하면서 수면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못내 아쉬웠을 개머리언덕의 일몰풍경은  큰말로 돌아가는 도중에 이정도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굴업도 2일째

 

 

흐릴것 같은 이틀째 아침 새벽에 바라본 하늘에 별빛이 총총거렸다.  서둘러 다시 나서는 개머리 언덕길  아마 도중에서 일출을  만난 것 같다.

 

 

 

 

 

굴업도에서 맞이하는 일출풍경

 

동쪽으로 진한 해무를 뚫고 9월의 굴업도 아침은 덕적도 서남쪽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바람은 여름날 아침의 바람처럼 시원스럽게 불었다

 

 

 

 

 

 

 

 

 

 조용히 맞이한 굴업도의 아침

 

 

 

 

 

 

 

 

 

 

굴업도 풀밭의 아침은  조용했지만 분주하게 움직인다.

 

 

 

 

 

 

 

 

 

 

개머리 언덕까지는 가지 않고 이지점에서 다시 걸음을 돌린다.  배속이 허한 느낌이 왔다.

 

 

 

 

 

 

 

 

누렇게 변한 굴업도 수크렁에 아침바람이 살포시 누워버린다.

 

 

 

 

  굴업도 풀밭길 걷는   여인네의 손끝에   가을바람이 스쳐간다.

 

 

 

 

 

 

 

 

 

 

 

큰말로 내려온길  이장집 앞뜰에 꽃무릇이 애절하게 피었다.

난 이꽃을 보면 붉은빛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애절하고 아련한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펜션에서 아침을 먹고  토끼섬으로 나선다.  간조시간 1시간 전후로 건너갈 수 있는 곳이어서

굴업도를 여행하는 사람은 사전에 만조와 간조시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토끼섬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의 해식지형이 있다.

 

 

 

 

 

수천만년전 화산의 영향으로 생겨났다는 굴업도

 

 

 25년전 방폐장이 건설된다고 세간에 알려진 굴업도  이후로 방폐장 건설에 부적합한 지형이 되어서 개발이 취소된  곳이다.

 

 

 

 

 

 

 

 

 

토끼섬 해안으로 돌아서 낮은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해송이 소박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본다.

 

 

 

 

 

 

 

 

 

 

 

 

건너편 굴업도에서는 보이지 않던 가을들국화가 토끼섬에 피었다.

 

 

 

 

 

 

 

 

 

 

까실쑥부쟁이

 

 

 

 

 

 

 

 

 

아직 토끼섬은 사슴이 점령하지 않았나 보다. 간혹 이곳을 건너는 사슴을 보았다고는 하나  토끼섬에 언덕에 피어난 억새꽃이 싱싱했다.

 

 

 

 

 

토끼섬에서 바라본 굴업도 풍경

 

 

 

 

 

 

토끼섬에 물이 빠지자 한명두명씩 이섬으로 몰려들고 있다. 

굴업도를 빠짐없이 둘려보려면 이 섬은 필수코스.  섬에서 바라보는 굴업도 풍경이 멋진 곳이다.

 

 

 

 

 

 

 

 

 

 

 

 

 

 

토끼섬을  다녀오는 시간은 40여분이면 충분하다.  물이 빠져나가는 큰말해수욕장을 지나서 오늘의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펜션으로 향했다.

 

 

 

 

 

 

 

 

 

 

 

목기미해변과 덕물산

 

 펜션에서 배낭을 매고 주인에게 키를 돌려주고 나가는 길 때마침 혼자서 섬여행을 하고 계신 노년의 여행객이 아침배로 굴업도를 나간다고

해서 해변까지 차를 얻어탔다.   그 분은  문갑도로 여행한다고 나섰고  오후에 덕적도 가는 배에서  문갑도에서 승선한 그 분을 다시 보다.

문득 나의 노년이 그분같이 낭만적이었음 좋겠다라는 생각에 젖어본다

 

 

 

 

 

 

 

 

 

 

 

목기미 해변 고운 모래밭을 걸어서 가는 길 왼쪽으로 연평산의 모습

 

 목기미해변을 걸어서 연평산과 덕물산까지는 3시간이 채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이다. 해변가 바위틈에 배낭을 놓고  물도 없이 가볍게

올라가기로 한다

 

 

 

 

 

 

  산에 오르지 않고 시간을 더 여유있게 보내는  사람의 모습에서도 굴업도는 시간이 정지된 듯한 모습이다

 

 

 

 

 

 

간조시간에 코끼리 바위부터 구경하고 연평산으로 오르려한다.

 

 

 

 

 

 

코끼리바위

 

 

 

 

 

 

 

 

 

태풍 링링으로  갑자기 겨울풍경으로 변한  해변의 나무에 다시 봄이 오는 듯하다

 

 

 

 

 

 

 

 

 

 

굴업도의 바람은  모래를 날려 해안 언덕을 사막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다.

 

 

 

 

 

 

 

 

 

 

 

 

연평산으로 오르면서 바라보는 굴업도 풍경

 

9월의 마지막 주 날씨가 미친듯이 더워지고 있다.  가볍게 산행할려고 배낭도 없이 그 흔한 물통 한병없이 오르는 길   갈증을 느낀다.

 

 

 

 

 

 

 

 

 

 

 하늘과 수면의 경계가 모호해진 굴업도 날씨가 원망스러웠다.

 

 

 

 

 

 

연평산에 오른다. 좌측으로 붉은 모래해변과 굴업도에서 제일 높다는 덕물산이다.

 

 

 

 

 

 

 

 

 

연평산 정상석과 굴업도 풍경

 

 굴업도는 연평산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덕물산보다 더 멋지다. 그래서인지 덕물산의 정상표시는 초라하다.

 

 

 

 

 

 

 

 

 

 

 

 

 

 

 

 

 

 

 

 

 

연평산에서 바라본 굴업도 풍경 파노라마

 

 

 

 

 

 

 

연평산을 내려와서 다시 덕물산으로 향했다.   시간은 서서히 흘러 점심때가 가까워지는 시간  아침을  라면으로 채웠던 배가 쉽게 허기짐을

느낀다.

 

 

 

 

 

 

 

덕물산으로 가면서 바라본 굴업도 해안은 몇년전 보았을 때 보다 모래언덕이 더 늘어난 듯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방목된 사슴들로 굴업도의

바닥은 풀 한포기 나지 않는 황량한 모습을 변했고  이따금 독초인 천남성만  보일뿐이다.

 

 

 

 

 

 

 

 

 

 

그리고 떼잔디는 마치 이곳을 골프장과 놀이시설로 만들기 위해  통째로 사들였던 어느 욕심많은 대기업에서 미리 심어놓은 듯이

가지런히 밀도높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수 있었다,

 

 

 

 

 

 

 

 

 

 

 

한때 민어성수기때 이 작은 섬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들이 생활했던 흔적이 곳곳에 보이는 굴업도

 

 

 

 

 

 

 

 

20일전  강타한 태풍은 순식간에 이섬을 겨울로 만들었고  다시 굴업도는 봄을 맞는듯이 때아닌 벚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가을에 만난 굴업도 벚꽃

 

 

 

 

 

 

 

황토빛으로 변한 섬에서 연두색 푸르름을 보는 순간  봄이 다시 찾아왔나 하는 착각에 빠졌다.

 

 

 

 

 

 

 

덕물산으로 오르면서 바위 위 전망터에서 잠시 섬을 내려다 본다.  흐린 가을 하늘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푸른빛을 찾아가고 있다.

 

 

 

 

 

 

 

 

 

 

 

 

초라한 정상석이 자리잡은 덕물산

 

 

 

 

 

그래서 덕물산 표지판의 방향을 바다쪽으로 바꿨다.

 

 

 

 

 

 

 

 

 

 

 

 

 

새로운 방향에서 인증하는 기분!!!

 

  아마 굴업도에서 내가 처음이겠지..  앞으로 이방향에서 인증한 사진이 올라오리라 믿어본다.

 

 

 

 

 

 

 

 

 

 

 

 

덕물산 산행을 마치고  목마르고 허기가 몰려와 급히 내려왔다.

 

 

 

 

 

 

 

 

 

 

 

목기미해변을 다시 내려온다. 바닷가 그늘진 곳에 숨겨둔 배낭으로  가기 위해 찰랑거리는 모래위를 걸어갔다

 

 

 

 

 

 

 

 

 

 

 

 

멀리 덕물산이 바라보이는 그 해변 바위 그늘에서 배낭에 남은 마지막 먹을 거리를 처분한다.

저녁에 구워먹다 남은 소세지에 토끼섬을 건너갔을 때  캐온 싱싱한 달래를 구워서 먹으니 입속에서 봄내음이 맴돌았다

마지막 남은 라면에 남은 달래를 넣고    펜션에서 사온 작은 캔맥주을 마시는 맛이란    천상의 식탁이 부럽지 않은 최고의 점심으로 굴업도

여행의 마지막을 달랬다.

 

 

 

 

 

 

 

 

 

 

 

어느덧 굴업도와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아직 뱃시간이 한시간 가까이 남은 시간이지만 빠져나간 물이 다시 슬금슬금 해안으로

몰려들고 더 여유있게  해변을 걸어보고 싶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배낭을 다시 맨다.

 

 

 

 

 

 

맨발로 걷는 목기미 해변 고운모래밭을 지나서 바다물에 발을 담그면서 걷는다.

오늘도 수고한 내 발에 휴식을 주면서..   소금물 특유의 따끔함이 발등과 발목을 스치는게 적당히 차가워진 온도와 어울어지니 기분좋은

상쾌함이 스쳐간다.

 

 

 

 

 

 

 

 

 

굴업도 선착장

 

 배시간이 되면서 한두명씩 선착장으로 몰려들었다.

 

 

 

 

 

 

 

 

 

  은빛 스쿠렁을  그리면서 찾아갔지만 가을대신  겨울을 보았던  섬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석양에 빛나는 은빛 수크렁의 일렁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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