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개인 오전 삼악산에서 바라본 의암호 풍경이 아름답다.
전날부터 일기예보를 유심히 보다가 내린 결론은 일단 서울이나 경기북부권 또는 춘천쪽으로 가면 비를 맞지 않겠구나.
속리산쪽으로 계획은 취소하고 친구에게 삼악산가자고 했더니 집안 일이 있다네.. 와이프는 오후에 스케쥴있다하니
그냥 혼자라도 떠나자구나! 오랫만에..
춘천가는 고속도로 강천나들목을 빠져나와 등선폭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삼악산등산로까지 2Km가 좀 더되는 거리를 걷기로 했다.
주차요금은 2천원 칼같이 징수한다.
지난 현충일 연휴 때 팔봉산 가다가 차가 막혀서 힘들었었던 고속도로는 20여분 일찍 나오니 막힘이 없다.
강천나들목까지 오는 내내 간간히 뿌려대던 비도 이제 막 그쳤다.
춘천가는 길 46번 국도로 걷기전 강변에서 의암호 풍경을 바라본다.
비개인 아침 날씨가 싱그럽다.
춘천가는 46번 국도를 걷는 기분도 상쾌했다. 비개인 의암댐 뒤 산에 작은 구름조각이 걸려있다.
연실 지나치는 자동차의 소음도 아랑곳없이 비개인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방금 그친 빗방울 머금은 자귀나무꽃은 마치 무스를 바른 머리털 모양으로 뭉쳐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바라보았던 홍천강은 흙탕물이었는데 의암댐 하류는 물색이 보통이다. 이 곳은 그쪽 보다 비가 덜왔는가?
삼악산 주차장까지 가는 길 옆 새로 생긴 자전거길을 걸어본다.
요거이 국토종주 북한강 자전거길이란다. 4대강 사업 이후로 자전거 즐기는 사람들은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상생활을 위한 길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자전거길에 꽤나 많은 돈이 들어갔음은 분명할 거고...
에이! 아침부터 괜한 생각할 필요는 없지.. 그냥 걷자!
등선폭포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걸으면서 워밍업을 했으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입장요금 1600원 내야 올라갈 수 있는 춘천의 삼악산이다.
산행은 초입부터 곧장 심한 경사길의 연속이다.
어제서 부터 밤새 내린 비로 등산로 입구 작은 골짜기에도 물이 넘쳐나고 있다.
삼악산장앞에서 의암호를 바라본다. 비가 그친지 한시간이 채 못되니 아직 안개는 피어나지 않은 깨끗한 모습이 상쾌하기만 하다.
가지가 호수쪽으로 꺽인 소나무와 의암호가 잘 어울린다.
일찍 산행을 했음에도 벌써 등선폭포에서 산행을 시작한 산객 한분이 내려온다. 부지런도 하시지 그분한테 부탁했다.
차돌바위의 담쟁이에는 이제 비가 막 그친 흔적이 촉촉하다.
비그친 숲속의 소나무 아래는 물에 젖은 바지가랭이 마냥 축축하기만 하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척박한 차돌 땅에 소나무 뿌리들은 겉에서부터 살고 싶어 난리부르스다.
누리장나무 꽃봉오리가 올라오고 있다.
삼악산 올라가는 작은 골짜기에도 어제 내린 비는 여지없이 작은 폭포를 이루어 힘찬 물줄기를 쏟아내리고 있었다.
초반부터 빡센 경사길 습도 99% 습하디 습한 날 연실 굵은 땀방울을 비오듯이 흘리면서 상원사에 도착한다.
절을 둘어 볼 필요가 없으니 그냥 올라가자
단풍나무
삼악산 고도를 올리니 안개가 깔린 완전 몽환적인 분위기의 급경사 차돌바위길 연실 땀을 훔치며 뻑적지근하게 올라간다.
다람쥐 녀석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도망갈 줄을 모른다.
삼악산의 돌과 바위는 단단한 차돌로 되어 있고 매우 거칠어서 완전 야성적인 모습이다.
힘들게 깔딱고개에 도착한다.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 1km도 안되는 군!
깔딱고개에서 정상까지는 거칠고 야생적인 차돌바위 길이다. 비그친 직후 이 돌이 매우 미끄럽지
큰까치수염
이 산은 여름 야생화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원추리 달랑 한송이 보았는데 너무 경사진 곳에 있으니 그냥 지나쳤다.
잠시 의암호를 내려다 본다. 아주 잠깐 동안 그 모습을 보여주고 다시 안개에 휩싸여 버린다.
단단한 차돌에 뿌리를 박은 소나무들이 아주 멋들어지게 자라고 있다.
저 바위을 올라가 보아도 안개에 휩싸인 의암호가 모습을 감췄다.
이 소나무는 아주 도도하게 보인다.
돌양지꽃
아침에 그친 빗방울과 돌양지꽃의 크기가 비슷해 보인다.
급경사를 이룬 삼악산! 열발자국도 못 옮기고 고개를 푹숙이면서 오뉴월 더위먹은 땡칠이 처럼 혀를 쭉 빼고 배를 들썩이며 숨을 헐떡이게 한
경사길도 어느 덧 완만해지고 있다.
삼악산 전망대가 이제 코앞이다. 그리고 삼악산 정상 용화봉은 그 뒤에 안개속에서 희미하지만 뚜렷이 보인다.
삼악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도착한 전망대는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안개세상이다.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하고 사방팔방 둘러보니 시시각각으로 안개가 지나가고 다시 휩싸인다.
안개구름이 휘감아 돌면서 조금씩 열리고 있다.
의암호쪽은 아직 오리무중
저쪽은 아마 강촌쪽일게다
이제 조금씩 하늘이 열리고 있다.
용화산쪽인데 산정상까지는 안직 안개가 걷히질 않는다.
전망대에서 기다려보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불과 10분도 안되어서 세상이 열리고 있으니
절묘한 시간에 잘 올라왔구나 내스스로에게 칭찬을 하자.
안개가 한꺼풀씩 걷히면서 붕어섬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안개가 걷히는 붕어섬쪽의 풍경을 연속적으로 담아본다.
붕어섬 뒤로 춘천시내 모습도 또렸하다
욕심은 저 뒤의 안개구름을 햇볕과 바람이 불어냈으면 좋으련만..
붕어섬을 당겨본다. 타원으로 된 틀에 붕어빵을 찍어내는 모습과 같다.
안개가 더 걷히길 기대하며 계속 찍고 있었지만 딱 이정도에서 다시 안개가 뒤덮이고 있었다.
이제는 정상으로 가자! 그 곳에는 한무리의 산객들이 꽤나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10여분이 못되는 짧은 시간에 안개가 걷히는가 싶더니 다시 오리무중의 세게로 빠져들었다.
참 때 잘맞춰서 올라왔다는 생각을 해본다.
의암호 풍경 파노라마 1
풍경파노라마 2 (클릭해서 크게 보기)
정상모습
단체산객들이 떠들고 찍어대고 참 시끄러웠다. 경상도 사람들도 아니던데...
그 시끄러운 사람들중 한명한테 정상 인증샷좀 부탁했더니 앵글속에 들어온 사람들 피하라고 또 다시 시끄럽다. ㅎㅎ
깔끔한 인증샷! 감사드려유!
정상에서의 조망은 전망대보다 못하다. 붕어섬은 나뭇가지에 가려서 보이질 않는 곳에 위치해 있다
정상에서 아주 잠깐 머무르다 등선폭포로 하산한다.
큰까치수염
하산길 소나무 숲이 싱그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333 돌계단길을 내려간다. 계단이 333개인지는 세어보지 않았으니 모르겠고 계단길이 급하지 않으니 무릎이 편하다.
흥국사에 도착한다.
26년전 봄 그녀와 함께 이곳까지만 올랐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른다. 그녀와 연애시절 독한 감기약 덕분에 몽롱한 상태에서 부평의 그녀집에 가서 이곳까지 비몽사몽간에 운전하면서 아찔한 경험도 했었고
등선폭포 내려가는 길
사용법을 잘 몰라서 미쳐 예열이 안된 석유버너가 붉은 화염에 휩싸여서 겁이 나서 꺼버렸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으니
친절하게도 가스버너를 빌려준 젊은 학생들 덕분에 맛있는 점심 고추장찌개를 먹고 그냥 둘이서 손잡고 올랐던 흥국사가
불현듯 생각난다.
어제 내린 비로 폭포의 수량이 풍부하다.
옥녀탕
저녁에 집에와서 그녀와의 달콤했던 데이트 장소를 아느냐고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기억이 전혀 안난다네... 이런 ... 헐..
비련폭포
가끔식 너무 오래전 기억이 생생한 나는 머리가 좋은 건가는 모르겠고
두꺼비 바위
내가 기억하는 제일 오래된 것은 아마 돐무렵일게다. 누워있는 내앞에 내 얼굴보다 큰 빵을 먹고 있었던 어릴 때 기억이 생각나서
어머니한테 물어봤더니 돐 지나서 작은아버지가 군대 휴가 나오면서 사다준 빵을 내가 아주 좋아했었다고 하니..
큰 딸이 그녀 머리를 안닮은게 참으로 천만다행이다. 우리 큰애도 두세살적 사건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으니
등선 제1폭포인가?
제 2폭포? 헷갈림
근데 치명적인 내머리의 결함은 방금전 일을 까먹는다는거 !
등선폭포 내려오는 길은 거대한 협곡을 빠져나오는 기분이 든다.
삼악산 짧은 등산을 마친다. 3시간 조금 더 걸렸다.
그리고 참 반가운 사람들이 홍천에 와서 삼겹살 파티를 한다고 그 곳으로 급하게 달렸다.
산행한 날 :2016년 7월 2일(토)
걸었던 길 : 등선폭포주차장 -> 삼악산등산매표소-> 상원사 -> 전망대 -> 삼악산(용화봉) -> 등선폭포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