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의 산 방태산에서 눈꽃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인제 오지에 있는 방태산은 지난 여름 산행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음기회로 접어야 했고 그 이후로 한동한 방태산은 내 머리속에서
사라졌었는데 설연휴에 산행공지가 올라왔다. 올해의 설은 그냥 집에서 보내야 하는 관계로 뱃속 기름기를 없애기 위해
집을 나섭니다. 마침 강원도쪽 눈 소식이 있어 오늘 산행의 기대치를 높여줍니다.
산행한 날 : 2016년 2월 9일(화)
산행코스 : 미산리 -> 하니동계곡 ->방태산 깃대봉 -> 배달은석 ->개인약수터 -> 미산리
설 다음날 강원도로 향하는 길은 막힘이 없었지요. 홍천에서 인제로 넘어가는 도중에 바라본 산들은 온통 눈세상이다
출발지점에 내리니 날씨는 포근해지고 눈이 사라질까봐 약간은 조마조마..
어제 밤에 내린 눈으로 작은 나무가지에 눈이불이 덮혀있었다.
미산리 오지마을로 접어들어 좌측의 하니동 계곡으로 향해서 깃대봉으로 올라가는게 오늘 산행의 코스이다
인적이 드문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오늘 산악회 딸랑 한팀만
하니동 계곡으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멍멍이 두마리는 사람이 매우 반가웠나보다. 꼬리를 치며 아는척을 얼마나 하는지 . 귀여운 녀석들 ^^
밤새 내렸던 눈은 말라 비틀어진 단풍나무 위에 살포시 내려앉고
방태산은 여름에 주로 찾는 곳이라고 하는데... 높은 곳이다 보니 겨울 상고대를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하네요.
날씨가 포근해서 낮은 곳은 이미 눈이 떨어져 내리고 있고 다행이 오늘 날씨가 산행기대치를 조금씩 올려주고 있네요.
포근한 눈속 세상으로 조금씩 빠져들어 가본다.
방태산 올라가는 한니동 계곡은 아직은 경사도는 완만하고 눈을 즐기며 올라가고 싶지만 초반에 너무 달리는 사람들
눈이 녹아 없어질까봐 그러시나 천천히들 가자구요.
나뭇가지 눈들이 바람에 떨어지고 녹아 없어지고 마음은 조금씩 급해지지만 발걸음은 조급해진 마음을 모르는듯 무거워져가고 있었다
누군가 성급한 사람은 아무도 밟지 않은 계곡 얼음길을 가로질러 달려가듯이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 정상근처는 보이지도 않지만 조금씩 눈꽃이 지배하는 정상으로 올라간다.
점점 고도는 올라가고 이제는 정상으로 가는 제법 경사가 심한 길을 오른다. 밤새 내린 눈이 나무가지 경사진 곳에 얼어붙어 있는 모습에
셔터를 안누를 수 없었다.
순백의 눈꽃에 햇살이 스며드니 더욱 희게 보이고 눈꽃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그 잎을 덮은 눈속에서 산죽이 빼곰이 나와서 반겨준다
아마 고도가 1000m이상인가 보다. 서서히 나무가지에 눈꽃과 상고대가 어울어져서 빡센 경사에 힘든 줄 모르고 올라간다
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상고대의 모습에 반하지 않은 자가 없지
올겨울 눈이 그다지 많이 오질 않았지만 .. 그래도 눈산행을 하려고 찾앗던 산들은 내게 실망을 주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눈복이 있나 보다.ㅎㅎ
마치 산호초 같은 모습으로 방태산 상고대는 점점 흥분과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냥 아무곳을 눌러대도 멋진 풍경이 되는 것이 겨울 눈꽃산행의 매력이지
이제 정상이 근처인가 보다, 나뭇가지 사이로 방태산의 능선들이 마치 외국의 높은 설산같은 모습으로 다가왔다.
눈과 상고대가 어울어진 멋진 방태산
저곳이 방태산 깃대봉인지 알앗는데... 배달은산이라고 하네
참나무 가지 사이로 드러나는 방태산의 멋진 풍경
방태산에서 오늘 겨울이 주는 매력에 온통 빠져버렸다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난 상고대 이곳이 워낙 높은 곳이라 눈이 오지 않더라고 적당히 추운 날 찾아오면 볼 수 있는 풍경이겟지
갈라 비틀어지는 참나무에 수북이 내려앉은 눈덩이를 보니 마음마쳐 포근해짐을 느낄 수 가 있었다.
그 상고대가 바위를 배경으로 하니 더욱 돋보인다.
지난번 소백산에서는 날씨가 흐려서 이런 상고대의 멋진 모습을 담을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맘껏 즐겨보리라
밤새 내린 눈은 죽은 나무 구멍에도 쌓여가고 있었고
그리고 그 나무 바로 앞 바위에 자라는 상고대의 모습이 이채롭다
오늘은 이런 멋진 모습의 방태산 상고대는 함께한 산악회 사람들만 감상할 기회를 갖는다. 워낙 오지인데다가 설연휴에 이런 곳을 찾는 사람이
없었던거지.
파란색과 순백의 조화가 아름답다.
정상을 오르면서 연실 카메라를 눌러대고 있었지.
바위 틈에 자라는 작은 나무가지에 내려앉은 눈꽃과 상고대들이 자꾸만 발걸음을 붙잡고 있었지.
너무도 보기가 아깝다. 그리고 저 순백의 저곳으로 그냥 풍덩하고 싶다.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방태산 능선들의 모습이 마치 고산준령의 높은 산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드디어 방태산의 산줄기들이 순백의 모습으로 드러내고 있다.
소나무인지 주목인지 눈덮힌 나무들이 아름답다.
설연휴라고 가족과 함께 있었으면 그냥 방에서 뒹글거릴텐데
설날 이산악회에 산행신청해서.... 행운을 얻었다고 봐야지
정상이 얼마 안남았다. 상고대가 녹아 없어진다고 빨리 올라오라고 난리다.
저멀리 흰색의 삼각형봉우리가 방태산 최고봉 주억봉이라고 한다. 오늘 산행을 원래 저 곳까지 하려고 햇는데 선두에서 푹푹빠지는 눈길 헤치다 보니
체력소모가 많았나 일부 몇명만 가고 나머지는 개인약수터로 하산하기로 ... 참 잘했어요! 아주
정상의 상고대도 조금씩 녹아서 나뭇가지가 드러나고 있다.
깃대봉 정상풍경
깃대봉 정상은 대략 20평 남짓한 평평한 곳이 있고 그 곳에서 힘들지만 힘든지도 모르게 겨울 방태산의 매력에 빠진 산우들의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표정들만 보였다.
깃대봉에서 주억봉으로 가는 능선을 바라본다. 삼각형으로 흰색의 봉우리가 주억봉이다
방태산 깃대봉은 정상석이 없고 이정표 가운데에 누군가가 깃대봉이라고 흐린 글씨로 표시를 했다.
깃대봉에서 바라본 풍경
깃대봉에서
설연휴 동안 기름기 있는 음식에 최근들어 운동을 게을리 하니 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난다. 오름길 허벅지에 통증이 심해지면서 자꾸만 느려지는 걸음 ㅠㅠ
다시 능선길로 접어든다.
깃대봉 주변은 바람이 없이 잔잔했다. 그러다 보니 눈꽃이 없어지면서 앙상한 나무가지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었다.
아마 이래서 아까 빨리 올라오라고 난리를 쳤는지도..
설악의 귓때기능선인지 점봉산인지 어디가 어딘지는 자세히는 모르겟지만 강원도의 산들이 넘실대고 있다.
이제 눈꽃은 서서히 녹거나 바람에 날려 떨어져 가고 앙상한 속뼈들이 드러나고 있엇다.
우측으로 멀리보이는 곳이 설악의 서북능선인가?
능선으로 접어드니 바람이 제법 분다. 그래서 온전한 눈꽃을 볼 수가 있다
주억봉이 꽤나 멀리 보인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저곳까지 가기에는 겨울의 낮이 너무 짧지..
아침에는 저 주억봉찍고 그 능선으로 하산하여 방태산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진행하려고 했었지. 힘들게시리
능선에서는 바람에 제대로 불어대니 흰색의 눈꽃이 더 희게 보인다
방태산의 북쪽 풍경
구비치고 넘실대는 강원도의 산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아직 대부문의 산이 미답지인지라 솔직히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을 할 수 없다.
주변 경관 파노라마
조망을 즐기고 눈풍경도 즐기고 특별히 빨리 갈 필요를 느낄 수 없은 산길이다.
제법 바람은 세게 불지만 오늘은 기온이 따뜻한지 정상근처의 이곳이 기껏해야 영하 4-5도 정도
방태산 눈꼿과 상고대 풍경
남쪽을 바라다 본다. 햇볕드는 남쪽이지만 워낙 고도가 높다보니 아직 눈이 그대로이다
앞서가는 자들은 이미 저 앞쪽 산을 넘어가고 있었지만 눈풍경에 취해서 여기저기 눌러대다 보면 항상 후미는 내차지..
오후 햇빛에 노출된 주목의 눈꽃이 완전 순백색이다, 그리고 그 주목너머 강원도의 산들이 파도치듯 넘실대고 있다.
지나온 방태산 깃대봉을 바라다 본다.
방태산의 주목들
지금 눈앞에는 마치 산호초같은 눈꼿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여름이면 이곳 초원지대에는 아마 야생화 천국일 듯한 모습이다
육산인 방태산 자락에 유일한 바윗길 구간이다
능선길을 걷는데 연실 카메라를 눌러대고 있으니 산행속도가 많이 늦어지고 있다
올겨울 들어 최고의 눈산행이다. 지난 12월 소백산은 칼바람이 너무 강력해서 그리고 눈구름으로 오후에 잠깐 동안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으나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던 방태산의 겨울이 너무 아름다웠던 하루였다.
눈이 시리도록 흰세상과 파란세상의 어룰림이랄까
겨울 눈 산행 더도 덜도말고 딱 오늘만 같았으면!
구름 한 점도 오늘은 눈꽃의 백색에는 비교를 할 수 없이 초라할 뿐이다. 파란 캔버스에 흰색의 얼룩으로만 보인다고나 할까
오늘 방태산은 최고의 눈 풍경을 설날 선물로 주고 있다.
설날 괜히 아버지로서 권위 어쩌고 저쩌고 가족들한테 마음을 불편하게 해놓고 혼자 빠져나와 솔직히
마음이 편하질 않앗는데 오늘 방태산에서는 그럴 미안한 마음조차도 사라졌다. 마치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방태산 깃대봉 풍경
밤새 내렸던 눈과 상고대로 바위까지 하얗게 표백이 되고 있었다
밤새 내린 눈으로 절묘하게 타이밍이 맞았던 오늘의 방태산 산행이다.
딱히 겨울산행이 오늘만큼만 같았으면...
오늘 눈이 없었다면 이 방태산을 오르는 것은 그저 체력단련 또는 산림청 100대 명산을 찾았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텐데..
방태산에서 유일한 바위구간인곳 배달은석인가 보다 . 이부근이
저아래로 보이는 작은 초원이 아마 여름이면 온갖 야생화의 천국일 듯 하다,
아마 눈과 상고대가 없었더라면 처음으로 리딩하는 이산악회의 산대장이 공지한대로 겨울 계곡물 입수하는 것을 보았을지도...
애석하게도 그 약속은 이뤄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방태산 주목
능선이라 그런지 눈에 발이 푹푹 잠긴다. 어떤 곳은 허벅지 이상으로 빠져들고 그 덕분에 걸음이 늦어지고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앞서가는 사람의 붉은 색이 흰색의 방태산에 점을 하나 찍은 듯이 선명하다.
방태산 주억봉이 점점 다가오지만 오늘은 저곳까지 가는 걸 일찌감치 포기했다.
이곳에서 약수터로 하산한다. 주억봉까지 몇몇의 발자국이 보였는데 그들 또한 포기하고 약수터로 하산했다고 한다.
아마 주억봉까지 갔었더라면 나중에 끔씩한 일을 겪었을지도 ..
하산길 산악회 회원들 오늘 산행의 소감은요? - 말이 필요없지 뭐 ㅋㅋ
개인약수터
약수터에서 졸졸 나오는 약수- 시뻘건 쇠 녹물 같은 모습에 왠지 마시기가 꺼림직해서 그냥 지나친다.
개인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다시 주차장까지 5Km 길고 지루한 아스팔트길을 걸어야 한다.
아스팔트에서 벗어난 내림길로 걷다보니 여기가 아닌가벼 ㅠㅠ 다시 올라가서 걷자
개인 산장 주차장에서 미산리까지 걷는 아주 길고 지루한 길 이미 해는 어둑해지고 서쪽 하늘에는 석양이 물들고 있다.
오르막길 내리막 커브길을 내려올 때 비료푸대가 갑자기 그리워지더라..
미산리 마을로 가면서 바라본 방태산 깃대봉을 바라보니 눈이 많이 녹아없어진 모습이다
아주 조용한 마을에는 이미 가로등이 켜지고
어둠이 완전 깔린 시간 주차장에 도착하니 버스의 밧데리가 방전되어서 시동이 안걸린단다. 긴급 출동한 소방차 그리고 시내버스까지 동원해서
시동을 걸어 보지만 요지부동.. 설연휴라 긴급으로 투입 할 대체버스를 부르고 그 차가 올때 까지 긴시간 구세주 같이 나타난 근처 외딴집
주인의 헌신적인 친절함 덕분에 4시간 동안 따뜻하고 넓은 집에서 출출한 배도 채우고 아주 특별한 추억을 하나 쌓는다.
혼자 살다보니 사람 냄새가 아주 그리웠나 보다 . 집안의 라면과 소주 맥주가 동이 났다. 새삼 감사드려요.
다행히 대체버스는 자정을 넘기지 않은 시간에 도착했고 미산리를 출발한 버스는 설 연휴 교통체증 시간도 벗어나서 인천에 새벽같이 도착하다.
아마 일부 인원이 방태산 주억봉에서 휴양림으로 하산했다면 .. 어휴 생각만 해도 끔찍할 뻔..
덕분에(?) 산행회비 100% 환불 공짜로 방태산의 겨울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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