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가평땅을 밟는다. 지난 년말 잠깐 눈이 내렸던 경기 내륙 깊숙한 가평 땅 명지산의 눈쌓인 풍경은 어떨지
100대 명산이라고 하는 그곳을 찾았다.
산행한 날 :2016년 1월 2일(토)
산행코스 : 명지산 주차장 --> 갈림길 --> 우측 1079봉 --> 명지산 --> 갈림길 --> 주차장
아침 8시 반쯤에 도착한 익근리 명지산 주차장에 제일 먼저 주차하는 영광도 누려본다.
2016년 새해 첫산행지로는 너무도 평범한 곳을 택햇다. 지난 주 건너편 화악산 산행 후 건너편의 100대 명산 명지산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뭐.
여름이나 가을철에 주로 많이 찾는다는 명지산에는 전날 다녀갔던 발자국의 흔적이 꽤나 많이 보였다.
날씨가 포근한 아침길 명지산을 향하는 발길에 양지쪽 눈은 이미 녹아버려 맨땅이 드러나고 있다.
승천사 일주문
승천사의 부처상의 왼손가락이 이색적이다.
사위질빵 씨방이 눈송이같이 포근하게 반기고 있다.
명지산 계곡길에는 계곡의 물소리와 숲의 새소리만 들리고 있다
명지폭포 갈림길
명지폭포는 그냥 머리속으로 상상만 하자. 급경사 내리막길 아이젠을 아직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략.
3일전 내렸던 눈은 대부분 녹고 음지쪽으로 눈이 밟히고 계속되는 지루한 계곡길 뭐하나 특별함이 없는 그저 지루한 길만 계속이어지고 있었다.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접어든다.
흐린 명지산 하늘에 잠시 하늘이 열리지만 또다시 흐림이 계속되고
말라 비틀어진 단풍도 눈을 툭툭 털어내니 그냥 평범하기만 할뿐
서서히 경사도가 심해지는 나무계단길이 나타나고 함께한 일행들에게 괜히 미안할 따름이다.
새해 첫산행이 이게 뭐야 ㅠㅠ
조금식 툴툴대면서도 어쩔 수 없이 올라오는 친구
숲속은 그들만의 생존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큰 나무의 위세에 짓눌려서 그 모습이 변형이 되어도 작은 나무는 꿋꿋하게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드디어 힘들게 경사길을 헉헉대며 올라온 능선이다. 아마 이 곳이 1079봉인가 보다.
고도를 1000m 이상 올리자 자칫 오늘 욕바가지로 먹을 뻔한 것을 겨우 면책시키는 상고대의 흔적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자칫 너무도 평범하고 별 볼일 없이 그냥 체력단련으로 끝날 뻔한 명지산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었다.
지난번 화악산이나 12월의 소백산과는 비교가 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경기제 2봉 명지산이 조금은 이름값을 하나보다.
상고대의 두께가 고도와 비례하며 그 두께와 깊이가 늘어나고 있다.
상고대는 산을 즐기고 힘들게 올라온 자만 볼 수 있는 산을 좋아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멋진 풍경이다.
3일전 내린 눈은 정상근처에만 그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오늘 함께한 친구와 블친 초록님
이 상고대마저도 없었다면.... 오늘 산대장을 자처한 내가 원망의 소리를 들을 뻔 했지.
하늘도 무채색의 풍경에 한몫을 거둔다.
말라비틀어진 단풍에도 여지없이 상고대도 피고 있었지.
명지산은 겨울산은 아니다. 100대 명산이란 이유로 그리고 정상에는 발목까지 푹푹빠지는 눈이 쌓이고 최소한 상고대는 볼 수 있으리라 찾았던 이 곳에서 한개는 맞췄다. 체면치레는 했나보다, 휴~~~
마치 눈이 내리는 듯한 흐린 날씨속에 능선길은 그냥 포근하다. 바람 한 점 아직 불지 않는 고요한 세상속으로
정상이 점점 가까워지 지고 상고대 풍경속으로 빠져든다.
배경색이 무채색이다.
파란하늘에 나뭇가지을 장식한 순백의 상고대를 상상해 본다.
가을을 붉게 장식했던 단풍은 상고대를 뒤집어 쓰고 서럽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나마 체면치레를 한 덕분에 이제 난 그녀들을 제대로 처다 볼 수 있었다.
올 겨울은 그나마 눈복은 조금 있나보다. 눈을 그리워 찾았던 산에서 모두 눈을 볼수가 있었으니
이제 다 올라왔는가 보다. 제일 먼저 주차장을 출발했는데 벌써 다른 코스로 올라왔던 사람들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들이 풍기는 라면의 향기가 식욕을 자극한다.
이 명지산 정상에서 3봉 방향으로 가다 주차장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정상에 올라와서 본 상고대 풍경
오늘 명지산은 겨우 이정도만 보여주고 있었다.
. 여름의 운악산 , 지난 주 화악산 그리고 오늘까지 세번이나 찾아온 가평의 산은 세번 모두 날씨가 도와주질 않았다.
제법 높은 명지산과 정상석이 어울린다.
지난 여름 이후 오랫만에 함께 한 친구
그리고 블친 초록님
그나마 둘한테 겨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정상에 서니 본격적으로 바람이 거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정상에서 곧바로 내려오다
바람이 본격적으로 거세게 부는 그곳의 상고대와 무슨 꽃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제법 잘 어울리고 있다.
그나마 정상근처에서는 카메라를 눌러댈 곳이 조금은 있었다.
명지산의 상고대 풍경
이 부근에서 점심을 먹는다. 초록님이 가져온 비닐하우스는 거센 이곳의 바람도 그냥 아늑한 식당으로 변했고
코펠에서 자글자글 끊는 초록님의 김치찌개 한가지만으로도 황제의 밥상이 되었다.
명지산 능선의 서쪽은 바람 때문에 상고대가 제법 두꺼워 보엿다.
명지산 상고대
오늘 명지산에서 가장 두껍게 열린 상고대
눈구름으로 아무것도 안보이는 명지산에서 상고대만이 오늘 산행의 유일한 위안이 되었다
다시 하산하는 길 올랐던 코스보다 경사도가 훨씬 심한 곳으로 서둘러 내려간다
묘하게 구부러져서 더 멋진 참나무
하산길 잠시 내려오니 이제 상고대는 사라지고 그저 내려가기 힘들고 불편한 산길만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지난 가을 극심한 가뭄을 극복한 명지산 계곡에도 풍성한 계곡물 소리가 넘쳐나고 있었다
하산길에 다시 마주친 사위질빵의 씨방도 그대로 포근해 보인다.
100대 명산이란 것 때문에 철 지나서 찾아온 명지산의 아주 지루하고 단조롭고 힘들었던 산길 상고대를 잠시 만나고
7시간 만에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온다.
서울로 향하는 길 연휴의 토요일 저녁시간 때 밀릴 것 같았던 도로는 예상외로 쉽게 뚤렸다.
봉천동의 한 고기집에서 친구가 쏜 고소한 삼겹살에 산행피로를 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