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2011년 7월2일

산행지 : 지리산 주능선종주 ( 성삼재>노고단>삼도봉>토끼봉>세석대피소>거림마을 하산  총 27km)

 

 

  산악회에서 7월 산행지 선정투표에   그저 무심코 지리산 무박종주에 한표를 던지고  괜한 걱정을 한다.

7월 2일은 근무하는 토요일인데  가지도 못할 곳에 투표만하고 쏙 빠지는 꼴이다.

일단 나의 행동에 책임을 지기로 무조건 산행신청을 한다.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일 근무에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그렇게 산행신청을 하고 보름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간다.  지리산 종주가 단순히 몇시간만에 끝나는 산행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고질적인 왼발바닥 통증에 대비해서 깔창도 새로이 교체하고  헤드랜턴도 빌리고 여유분의 양말도 준비하고

인터넷 뒤져서 구간별 예정통과시간표도 만들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산행을 했지만

뒤쳐지는 일행과 보조를 맞추고 아침과 점심 시간에 여유을 부리다가 그만   시간이 허락되 되지 않아

오늘의 지리산 종주는 내년을 기약한다.

 

 

 04시15분 성삼재 출발 -  새벽1시에 지리산 종주의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30여명의 회원들이 체육관앞으로 모이는데

 전체의 1/3은 산울림의 단골회원들 그리고 나머지는 지리산 종주가 목표인 보기만해도 산꾼들의 포스가 느껴지는

처음보는 일행들이다.

 

 

 

 

 

 

성삼재에서 출발전 단체로 굳은 결의를 다지며  사진을 찍자마자 선두팀은 벌서 달린다

 

 

 

 

 

 

 성삼재는 온통 어둠이다.

 

 

 

 

 

 

 05시 10분 -노고단 

  새벽어둠과 안개를 뚤고 순조롭게 노고단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며

  아직은 출발이 순조롭다  이제 겨우 시작이지만..

 

 

 

 

 

 

 

 

 

 

 

 

 

05시 55분 - 노고단을 2.1km 통과하며

 

 

 

 

 

 

 

 

 

 

 

 

 

 06시25분 임걸령을 통과하며 - 선두팀은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같이한 일행과 삼도봉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아침 발걸음도 가뿐하고 날씨도

운무지만 시원하고 ... 천왕봉이 벌써 코앞에 있는 것인양  사기 충천하고  ...

 

 

 

 

 

 

 

 

 

 

 

 

 

 

07시 00 반야봉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지점 - 일행중 한명이 반야봉으로 거쳐서가자는 호기있는 농담도 던지면서..

 

 

 

 

 

 

 

07시 15분  삼도봉 도착

   발걸음도 씩씩하게 여유있게 삼도봉에 도착해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한다. 여기서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한다.

 

 

 

 

 

 

삼도봉에서 함께한 일행들

 

 

 

 

 

 

 

 아침식사는 산악회에서 준비한 전투식량이 아닌,  가지고 온 도시락등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빙그레님이 열심히 오리훈제에 파무침을

믹싱한  요리를 선보이는데  아! 그만  그 맛에 취해서 시간가는지도 모르고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시간을 지체한다.

아무튼  빙그레 요리솜씨는 환상적!   역시 멋진 쉐프

 

 

 

 

 

 

 

그렇게 아침식사를 느긋하게 해결하고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화개재로 내려가는 나무계단길 이 때만해도 시간이 늦어지고 있는건지

확인도 하지 않고  천천히 룰루랄라...

 

 

 

 

 

 

 

 

 

 

 

 

 08시 15분 화개재- 경상도 사람들과 전라도 사람들이 이곳 화개재에서 장이 섰다고 한다. 이곳에서 뱀사골로 내려가면 20여리가 훨씬 넘는 거리인데

아마 지게에  교환한 물건 싣고 오르내리면 하루종일 걸렸을 테지

산행내내 운무로 가득했던 날씨도 이곳에서는 잠시동안이나마 햇살을 드러내고 있다.

 

 

 

 

 

 

 

 화개재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다시 연하천 휴게소를 향하여 출발 햇살이 화사하다. 오늘 천황봉의 멋진 풍광을 기대하며

 

 

 

 

 

 

 

 산행은 내내 돌길이다. 겉으로 보이는 지리산은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지만 등산로는 온통 돌길이다.

가끔식 만나는 흙길이  무척이나 반갑지만 기껏해야 수십밖에 되지 않는다.

 

 

 

 

 

 

09시 05분 토끼봉

 

 

 

 

 

 

-  화개재에서 조금올라오다가 두명이 탈진해서 뱀사골로 내려갔다. 그들을 안내한 후미대장을 기다리며 화창한 날씨에 잠시나마 기분도

 같이 화창해진다.

 

 

 

 

 

 

 

   탈진해서 뱀사골로 내려간  여자분의 산행경험은  청주상당산성을 몇번 올라간것 외에는    처음이란다. 그런데  지리산 종주길을.

                         그냥 웃음만 나올 뿐이다. ( 나중에 그들은  119의 도움을 받아  중산리로 합류했다)

 

 

 

 

 

 

10시 35분 연하천 대피소 도착 - 이곳에 예정대로라면 한시간 전인 9시30분에 도착했어야 했다.

분명 에정시간표를 가지고 또  확인하면서 걸었지만 이때만 해도 이 시간이 잘못되었거나  더 느긋해도 15시간이면 충분한지 알고

식수 보충하고 또 발까지 담그고  후미팀을 기다리는 여유를 부린다.

 

 

 

 

 

 

 

 

 

 

 

연하천 대피소에서 여유있는 회원들과

 

 

 

 

 

 

 토끼봉 근처에서 반짝 화창했던 날씨도 다시 운무로 가득차고  날씨가 서서히 변덕을 부리기 시작한다.

 

 

 

 

 

 

 

잠시 쉬어가면서

 

 

 

 

 

 형제봉으로 가는 도중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후미팀 일행들의 모습 - 이제 조금씩 지쳐가는 회원들 때문에 산행시간이 뒤쳐지고 있다.

이 때만해도 천왕봉까지 갈 수 있으리란 확신때문에  뒤쳐지는 사람들 챙겨가면서 여유만만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지리산은 좀처럼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12시 40분 벽소령대피소 - 연하천 대피소를 출발하여 1시간 30여분만에 도착하여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벽소령 대피소에서

 

 

 

 

 

 

  벽소령대피소에는 컵라면을 팔지 않는다. 아마 쓰레기 때문일 것이다. 봉지라면 5봉을 끓이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가지고 온 점심도 아침에 먹어 치워서 라면 끓일 때까지  한참동안 기다리다 다시 2봉지 리필해서 먹고 느긋하게 출발한다.

 

 

 

 

 

 

 

 13시 45분 벽소령대피소를 출발하며 - 이 곳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다. 그래도  조금만 서두르면 천왕봉을 갈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운무로 가득한 날씨가 약간의 조망을 허용한다. 잠시 일행과 포즈를 취해본다.

 

 

 

 

 

 

 오랫만에 만나보는 흙길도 걸어보고

 

 

 

 

 

 

 

14시 15분 - 세석대피소가 아직 4.6km남아있다. 이제 조금씩 발걸음에 속도를 더해본다.

 

 

 

 

 

 

 

 14시 35분 선비샘도착 - 연하천에서 식수 보충하고 두번째로 여기서 식수를 채우면서 뒤쳐지는 일행을 기다려본다.

 

 

 

 

 

 

  잠시 뒤 도착한 일행들이 목을 축인다.

 

 

 

 

 

 

 선비샘을 출발하면서 후미대장과 중간대장과 무전교신에서  천왕봉은 시간상 불가하다며 도중에 하산할 것을 권한다.

아차 싶다. 후미팀  기다리다가  아침시간에  그리고 점심때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 너무도 많은 시간을 버렸다.

멀쩡하던 날씨가  빗방울을 내리친다. 베낭커버만 한채 쏟아지는 빗방울 맞으며  발걸음에 속도를 낸다.

 

 

 

 

 

 

 

 15시 20분 : 벽소령대피소를 출발하여 1시간 30여분만에 이 지점에 도착 천왕봉이 7km 남았으니 이속도면

오늘 늦어도 20시 쯤이면 중산리까지 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지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거의 산악구보의 속도로 지리산을 헤처나간다. 이제는 몸도 더 가벼워진 느낌이다 다리에 통증도 전혀 없다.

오늘 이날을 위해 몸만들기를 한 효과가 있구나   이때만해도  나 스스로 대견스럽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 절망으로 바뀌는데...

 

 

 

 

 

 

 16시 05분 세석대피소 도착 : 선비샘에서부터 급피치를 올려 드디어 세석대피소 도착 여기서 곧장 장터목으로 향하기로 하고 통과하려는데

중간 대장이  천왕봉을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하산하라 한다.  갈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지만 그건 나의 오만일까

도저히 예상 시간으로는 갈 수가 없단다. 장터목에서 이미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제서야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사실에 다리에 힘이 풀린다. 멀쩡하던 오른쪽 무릎에 서서히 통증이 생긴다.

선비샘에서부터   오버페이스한것 같다.  새삼스레 자연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진실을 망각한채   교만했던것 같다.

 

 

 

 

 

 

 

 16시 40분 : 새석대피소출발

 

  하산은 새석에서 거림마을 계곡길로 하산한다. 

거림마을까지 6km 를  걸어가도 끝이 없는 것 같은 너널길에 우측무릎에 통증이 심해진다.

아마 이런 상태로 천왕봉을 갔으면 도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를것같다. 

 

 그동안 산행을 하며 대략 5시간 정도지나면 왼쪽 발바닥에 통증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러나 오늘 종주하는 내내 발바닥 통증은 새로 갈아끼운 깔창덕을 톡톡히 봤다. 전혀 통증없이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우측 무릎통증을 빼면 아직 다리에 힘이 남아있다.

 

지겹고도 지겨운 거림마을 내막길을  두시간 정도 내려오니 민박집이 보인다.

민박집앞에서 젖은 몸과 신발을 흐르는 계곡물에 말끔히 씻고 한시간 정도 기다리니  후미팀이 합류한다.

 

연일 계속되는 장마비속에 날씨도 단 하루 산행일에만 지리산 종주를 허락했지만  무경험과 무지속에

지리산 종주의 꿈은 내년으로 미루고   아쉽지만  군에서도 걸어보지 못했던 27km 길고 기나긴

산속여행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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