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을 뚫고  바람과 함께 민주지산에 오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무모한 짓이다.  태풍으로 옆동네 덕유산까지 통제가 되었음에도  예정대로 강행하는 산악회도 미쳤고

전날 취소는 환불이 안된다고 따라나선 나는 더 미친거고..








다행히 아침에 태풍의 세력은 약해졌고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충북 영동에서 전라도 무주로 넘어가는 도마령에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다.







 도마령에 내려서 비구름에 갇혀버린 무주땅을 바라본다.


 버스가 청주를 지나 대전쪽으로 지날 무렵 비그친 산위에 살짝 걸린 구름이 매혹적이었다.

 내심 기대를 했건만 여지없이 그 기대는 무너지고 충북 영동으로 차가 접어들기 전에 이미 빗줄기는 거셌다가 약했다가 반복하고 있었다.










해발 800이 넘는 도마령에서 민주지산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급함이 없다. 완만한 숲길로 이어진다.












바람은 여전하고 빗줄기는 그칠 기약이 없는 듯 무심하게 태풍과함께 내리는 중이다











물에 젖은 말나리 하나가 애처롭게만 보여진다










 땀인지 우비속으로 스며든 빗물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정도로 등과 속옷이 젖어가면서 참 재미없는 길을 걸어간다.











길가에 무수히 많이 피어난 큰까지수염에 잠시 눈을 팔아보지만   큰 카메라 대신 그나마 성능좋은 노트9으로 찍어봐도 영 신통찮다











꿩의다리










우중산행 특별히 볼것도 없이 걷는 길임에도 어찌 발걸음이 답답하다. 









비는 전혀 그칠생각이 없나 보다.    서울 근처는 해도 떳다는데..     중부 내륙 깊숙한 곳은 여전히 태풍의 영향권 내에 들어잇다.













산행 한시간만에 각호산에 도착한다.






 날좋으면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멋질 것인데..   그냥 건너편 바위에 소나무 한그루만 달랑보이고

아직 소멸되지 않은 태풍속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댄다.














저녁 늦게까지  갈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고심끝에 어짜피 블랙야크 인증인 주목적이라면 그냥 가는 것이 낫겠다라는 생각에서

황장산 함산 이후로  두달만에 다시 뭉친 3인방 !


                                                                   시간이 좀 널널하니까   이왕이면 꼴찌로 가자구요 ^^








아직 민주지산까지는 꽤나 많이 남았다.









비가와서  볼거리가 없는  민주지산 가는 숲길  길옆으로 흐드러진 여름꽃에도 그닥 관심이 가지 않고





간간히 보이는 원추리


덕유산 원추리 풍경이 보고싶어서 갈려고 하다가  내혼자 좀 재미없는 산행길 될까바 민주지산으로 합류했는데

오늘 덕유산은 아예 태풍으로 출입이 통제되었고 산행지도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












큰까치수염과 하늘말나리









하늘말나리












큰까치수염










ㅎ하늘말나리











ㄷ동자꽃







태풍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은 것 같은 민주지산에도  따른 산악회 사람들도 보인다. 그들이나 여기나 정신나가기는 마찬가지





어수리






흰색의 여로와 층층이 꽃










걷는 내내 앞서가기를 여러차례   일행의 뒷모습을 찍는 것도 쉽지많은 않다.









바위채송화







계절별로 다양한 야생화들과 만나는 민주지산이다








일월비비추가 활짝 피어난 민주지산 능선



















바람이 몹시 세차다.  아침에 태풍이 소멸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와 바람은 여전히 민주지산 능선을 휩쓸고 잇다







미역줄나무







물레나물







민주지산 무인대피소

  이 대피소가 민주지산을 지나서 석기봉으로 가는 길목에 잇는 것으로 알았는데  각호산에서 민주지산 가는 길에 있었다.


계속 내리는 비를 피해 무인대피소에서  소박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내내  등이 춥다고 느껴질 정도로 바람이 불어댔다.






대피소에서 정상은 아주 가까운 거리

배고픔을 잠시 달래고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빈대떡에 막걸리 한잔이 먹고 싶은 우중산행길







멍석 양탄자가 깔린 민주지산 정상






2009년 여름 잠자리떼 무수히 날던 민주지산 정상을 10년만에 다시 오른다















 그 블랙야크 인증이 아니었다면  이런 무모한 산행은 안하는데.

어찌됐던  또 하나의 인증을 했으니 속이 시원하십니까..ㅎㅎ










서울의 산악회에서 동시간에 올랐으니 한적해야할 정상이 잠시 붐볐다







하산은  석기봉이 아닌 버스주차장으로  곧바로 내려서는 길이다.









 태풍과 장마의  영향으로 내렸던 비는  하산로인 쪽새골에도 엄청난 양의 물이 쏟아지듯이 내려간다.

등산화가 발목에  잠기는 작은 개울물을 몇 군데 건너고 나서야  큰 길과 만난다.












낙엽속 울창한 하산길










물한계곡의 물이 엄청나게 불었다










루드베키아 활짝핀 황룡사 앞마당












 숙제하듯이  인증산행을 하는 일행들과 함께한  산행   빗속에 걸었던 민주지산 보다   산행후에 함께한 저녁이  더 좋았던 하루다.




 산행한 날 : 2019년 7월 20일(토)

  코   스  : 도마령 -각호산 -민주지산- 물한계곡주차장까지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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