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만난 악어들이 충주호에 몰려들다.



  

  황장산 산행을 마치니 오후 두시가 조금 넘었다.  그냥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아침에 계획했던대로 악어를 만나러 갈 것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때마침 안생달에서 큰 도로까지 태워주신 분께서 근처 둘러볼 곳을 물어보시길래   "악어봉"을 추천하고

우리도 그 곳으로  간다.    생달리에서 악어봉 오르는 충주호까지는 대략  50분 소요.







악어봉은 월악산국립공원지역에 있는 대미산 자락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아침에 이어서 오늘은 모두 금줄을 넘고 만다.





악어봉 오르는 길 줄딸기가 만개했다.


충주호가 있는 옛 월악나루묵집의 넓은 주차장에 주차을 하고 건너편 도로  입산을 금지하는 큼지막한 안내팻말을 보고 곧장

산속으로 숨어든다.





각시붓꽃






제비꽃







제비꽃이 있는 무덤가에 오후의 햇살이 길게 늘어지고 있다.






제비꽃 무리







할미꽃은 아직도 지지않고 있고






잎이 세개여서 세잎양지꽃이라 한다









아주 작고 앙증맞은 큰구슬붕이








약간 청색이 감도는  앙증맞은 큰구슬붕이다.  구슬붕이는 꽃잎이 뒤로 젖혀진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만나질 못했다.







등산로 초입 급하게 경사진 곳을 오르면서 봄의 색깔이 진해져 가는 충주호의 모습을 담았다. 요즘의 색이 일년중 가장 이쁘다.










올라가는 숲길 어딘가에 강한 향기가 풍긴다.   분꽃 그 앞에 코를 대면 옛적 어머니의 분냄새와 똑같은 향기가 풍기는 그 분꽃이다.






지금 악어봉 오르는 길에는 분꽃이 꽤나 많이 피어나고 있다.   그리고 분꽃향기와 생강나무 여린잎에서 풍기는 향기도 아주 좋았다.












큰구슬붕이도 제법 많이 눈에 뜨인다.  어쩌다가 한두 개체만 보이던 다른 산과 달리 여기는  길옆으로 자주 눈에 들어온다.







악어봉 오르기 직전에 능선에서 충주호 악어들의 일부가 보이는 곳이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는 두 여객선이 잔잔한 호수에 작은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조금 더 올라가면 더 멋진 악어를 만날 수 있지만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도 멋지다.






충주시내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본격적으로 악어들이 꿈틀거리는 악어봉 전망처는 조금전 보았던 곳에서 5분 더 올라가면 나타난다. 

이곳에서 보는 악어들의 풍광이 아름답다.







80년대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충주시  살미면 일대  그곳의 작은 골짜기들이 수몰되어  요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시선을 왼쪽으로 돌렸다.  그리운 내고향의 앞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3년전 가을에 올랐을때는 날도 흐렸고  고향이 있는 곳을 가늠하기가 어려웠는데 그 곳을 자세히 본다.

빨간 점이 동네 앞산 발치봉 그리고 파란점은 옛날 영남이북 안동 영주 봉화와 단양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개 발티재 그리고 우측의 파란점은 충주의 남쪽에 있는 금봉산이다.    나의 고향은 발티재 넘어 충주시의 아주 작은  산골마을 발티가 내 고향이다. 아직도 발티재에서 이웃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꽉 막혀서 이웃동네와 단절된 충주시의   남쪽 골짜기 끝에 자리잡은 동네!







 댐이 건설되기 전 20대 초반에  발티재를 넘어서 이웃동네 도선골로  놀러다녔던 기억이 난다.  돈내기 축구시합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니까

전반전만 끝나고 기권해버리던 그 동네 사람들,  그리고 눈내리던 밤에 동동주에 취해서 다리밑으로 얌전하게 추락했었던

내 젊음의 추억이 서려있는  그 마을들은  모두가 물에 잠기었다.  잠시 옛젊은 시절 추억을 물에서 건져내 본다.






햇빛은 악어봉을 45도 뒤쪽에서 비추고 있어 저녁무렵 경치사진도 제법 멋진 곳이다.







악어가 득실거리는 그 곳의 우두머리쯤 되는 녀석의 모습이다.








  우중간으로 보이는 마을이  충주시 살미면 재오개리의 "도선동"마을이다. 그마을에서 발티재로 가로막혀  약 2km쯤  떨어진 곳에 았는 곳이 내고향이다.

 얼마전 저 곳을 가보니 그 마을은 도선동대신 "하니마을"로 이름을 바뀌었다.

  국무총리실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는 내용과 함께..









그리고 차를 주차하고 올라왔던  새로이 이름을 바꾼 악어봉휴게소의 모습이 들어오고












그 휴게소에서 이곳까지는 30여분 걸리니까  월악산 근처로 산행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곳을 산행후에 짧게 다녀가도 좋은 곳이다.






왼쪽에 있던 악어도 당겼으니 우측의 악어도 가까이 본다.








더길게 목을 뺀 악어들고 보이고

















악어가 보이는 악어봉은  정상석도 악어봉이라는 팻말도 없는 그냥 조용히   올라가는 곳이다 .

이웃님 덕분에 정상에서의 인증사진보다도 더  값진 내 뒷모습이 담겨있는 귀한 사진을  얻었다.





충주호의 악어들 (클릭해서 크게 보기)







몇 발 더 뒤로 물러서서 악어를 보고 하산한다.


 황장산 하산길에  잠시 차를 태워주셨던 고마운 서울분들은 문경읍내에서 장터구경좀 한다고 20여분 늦게 도착해서 올라오다 만났다.

 도락산 산행후에 황장산에 오르려다 국공직원에게 제지당하고  그 덕분(?)  악어섬 풍경도 구경하시고   모처럼 뜻깊은 여행길이 되시길 바랍니다.













악어봉 근처에 월악산이 있으니  그 산의 모습을 담아야 하는데 악어전망처에서 다시 내려오다 나무사이로 이정도만 보인다.






내려오다 다시 만나는 악어들







분꽃은 내려올 때 더 진한 향기를 내뿜었다.







4월의 충주호 주면 살미면 신당리의 숲속은 싱그럽다.














올라갈 때 보았던 큰구슬붕이는 해가 기우니까 꽃잎을 다문 모습이다.








주차장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휴게소 넓은 마당에 철쭉이 화사하다.




 사진찍는 시간 포함 한시간 조금더 투자하면 이렇게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그냥 산행 후에 곧장 귀경했으면 아쉬었을 뻔했는데  아주 모처럼만에  1일2산(?) 완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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