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12년 11월 17일
산 행 지 : 괴산 갈모봉
혼자서
토요일 오전 와이프가 부탁한 몇가지 일때문에 바쁘게 움직인다. 점심때가 다 된 시각에 둘째 놈 점심차려주고 학원보내고
가까운 괴산의 가령산을 향하여 출발한다. 하지만 전날 내린 비로 산행로 초입이 물에 조금잠겼다.
차가운 초겨울 날씨에 물에 발목을 담글일이 없는지라 산행지를 급히 변경하여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선유계곡 갈모봉을 향한다.
갈모봉 정상
오늘 아무도 찾지 않은 갈모봉 정상석은 3등분으로 갈라져서 초라한 모습이다.
가령산 등산은 이곳을 건너서 시작해야하는데 물이 조금 불어서 저곳을 건너기가 귀찮다. 재빨리 포기하고 갈모봉으로 향한다.
갈모봉 산행은 선유동계곡 초입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선유계곡 입구에서 경사로를 따라 오른다. 등산로 표시는 없지만
조금 오르다 보면 등산로와 만날 수 있다.
선유동 계곡 입구에는 바위에 멋진 글씨로 선유동문이라고 새겨 놓았다. 이 것도 일종의 낙서행위로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닐지 ㅎㅎ
능선을 조금 오르면 아까 오르려고 했던 가령산과 그 너머로 도명산의 모습이 다가오고 있다.
능선에는 아기자기하고 올망졸망한 바위들이 지루할 뻔 한 갈모봉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고 늦가을 아무도 없는 이 산을 찾은
외로운 한 남자와 친한 벗이 되고 싶은지 자꾸 발길을 늦추게 한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중대봉과 대야봉이 갈보봉을 오르는 내내 나와 길동무가 되어 산행 내내 반가운 얼굴로 함께하고
중대봉과 대야산
갈보봉을 오르는 길에 자리한 이름없는 바위들
저멀리 중대봉 대야산과 우측으로 보이는 조항산의 백두대간
건너편 작은 계곡에는 비가 많이 오면 제법 힘차게 떨어질 폭포도 있어서 당겨본다.
요넘은 물개를 닮아 보인다.
산행 시작한지 한시간이 조금 더 되어 그리 높지 않은 갈모봉 정상에 도착한다.
갈모봉에서 바라본 남군자산으로 향하는 능선길
남군자산이 보인다.
저멀리 막장봉과 장성봉이 조망된다.
건너편에는 중대봉과 대야산 그리고 조항산의 모습
당겨본 중대봉과 대야산
갈모봉에서 하산은 비행기바위와 찐방바위가 있는 능선으로 향한다.
어느것이 비행기 바위고 찐방바위인지는 헷갈리지만 아주 편안하고 조망이 탁월한 이 바위능선길 역시 쉽게 발걸음을 옮겨지지 않는
매력이 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후시간 심하게 바람이 불어도 발걸음은 여유가 있다.
요놈이 찐방바위인가 보다 진빵을 엎어노은 모습이 잘 반죽한 밀가루로 빚은 찐방 생각이 난다.
어린시절 어머니가 빚어놓은 팥이 적당이 들어간 찐방의 구수한 맛의 추억에 빠져본다.
그나 저나 어머니 이제 사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 괜히 코 끝이 찡하다. 좀더 편안히 사시다가 하나님의 품으로 가셔야 할 텐데
약간 옆에서 바라본 찐방바위
하산길의 멋진 바위들
선유동 계곡에는 멋진 바위마다 옛날 어르신들의 방명록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이름 석자 남긴다고, 후세에 본인의 이름을 남기고 싶은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전혀없다.
선유동계곡을 다내려 오니 두시간이 조금 걸린 아주 짧은 산행이다. 오늘 따라 매우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하고
늦은 가을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선유동계곡의 갈모봉 산행을 마무리한다.